데스크탑에서 블루투스 기능을 사용하려면 대부분의 경우, 별도로 블루투스 동글을 구매해서 USB 포트에 꽂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동글 제품들을 살펴보면 상당히 많은 제품에서 "CSR 4.0"이라는 문구가 큼직하게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CSR 4.0이 대체 뭐지?"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이번 기회에 한 번 제대로 정리해보기로 했다.


CSR 4.0의 의미는?

CSR 4.0은 단순히 블루투스 4.0을 지원한다는 뜻만은 아니다.
여기서 CSRCambridge Silicon Radio라는 회사 이름의 약자이다.

이 회사는 한때 블루투스 칩셋 업계에서 꽤 유명했는데, 2015년에 퀄컴(Qualcomm)에 인수되었다.
즉, CSR 4.0 블루투스 동글이란 "CSR 사의 블루투스 4.0 칩셋이 탑재된 제품"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리고 블루투스 4.0 버전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저전력 모드(Bluetooth Low Energy, BLE) 지원
  • 낮은 지연시간
  • 안정적인 연결성

이전 버전인 블루투스 3.0에 비해 가장 큰 차이점은 BLE 기능의 도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무선 마우스나 키보드 같은 저전력 장치들과의 연결에 적합한 구조가 되었다.


CSR 4.0 동글, 성능은 어떤가?

실제로 CSR 4.0 기반의 블루투스 동글은 가격 대비 성능이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최신 버전인 블루투스 5.x와 비교하면 분명한 한계도 있다.

✅ 장점:

  • 가격이 저렴하다.
  • 대부분의 블루투스 4.0 장치와 높은 호환성을 가진다.
  • BLE 지원으로 무선 키보드, 마우스 등 저전력 기기 연결에 적합하다.

❌ 단점:

  • 블루투스 5.x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
  • 연결 범위가 짧다 (약 10m, 장애물이 있으면 더 짧아짐)
  • 멀티 디바이스 연결에 한계가 있다
  • 저가형 제품은 품질 편차가 크고, 펌웨어 업데이트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 CSR 4.0 동글로 헤드셋, 키보드, 마우스를 동시에 연결했을 때 지연시간이 확 증가하는 경험을 했다.
경험상 두 개 정도까지는 무난하게 사용 가능하지만, 세 개부터는 레이턴시가 확 느껴지는 듯하다.


블루투스 5.0 이상 제품이 필요한 이유는?

최신 블루투스 5.0 혹은 5.2 버전은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 더 넓은 연결 범위 (최대 40m 이상)
  • 2배 이상의 전송 속도
  • 멀티 디바이스 연결에 최적화
  • 전력 효율성 향상

따라서 고음질 오디오 스트리밍이나, 여러 무선 기기를 동시에 연결하고자 하는 경우엔
조금 더 투자해서 블루투스 5.x 동글을 사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CSR 4.0 vs BT5.4 Realtek RTL8761B dongle

왼쪽은 흔히 볼 수 있는 CSR 4.0 동글이고, 오른쪽은 최근 구매한 블루투스 5.4 동글이다.
이 새로운 동글은 Realtek RTL8761B 칩셋을 사용하고 있으며, 성능도 훨씬 안정적이다.


리눅스 사용자를 위한 블루투스 5.0 동글 팁

블루투스 5.0 동글을 구매하려고 보면, 대부분 Windows 전용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가끔 ASUS 등의 제품처럼 Linux 지원이라고 적혀 있는 동글도 있지만, 그런 제품은 가격이 꽤 비싸다.
같은 블루투스 5.0 제품인데도 Windows 전용 제품은 매우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리눅스 사용자에겐 선택이 제한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 있다.
Windows 전용으로 표기된 많은 블루투스 5.0 동글들 역시 실제로는 Realtek RTL8761B (또는 RTL8761BU, RTL8761BT) 칩셋을 사용한다.

리눅스에서는 이 칩셋을 인식하게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하면 된다:

  1. 인터넷에서 rtl8761bu_fw.bin 펌웨어 파일을 구한다.
  2. 해당 파일을 /lib/firmware/rtl_bt/ 디렉토리에 복사한다.
  3. 시스템을 재시작하거나, 블루투스 모듈을 다시 로드하면 자동으로 인식된다.

이렇게 하면 별도 드라이버 설치 없이도 대부분의 리눅스 배포판에서 블루투스 5.0 동글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궁금증 하나를 해결하며, 블루투스 동글을 볼 때마다 보이던 'CSR 4.0'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다.
혹시 여러분도 나처럼 이 문구가 궁금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